‘옳음’에서 도망치자

글쓴이. 오오쿠사 미노루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남성성이라는 사회적 요구 안에서 숨 쉬기가 벅찼다. ‘남자다움’이 나한테 맞지 않는 옷 같았고, 어린 아이끼리도 다른 사람에게 쉽게 공격하는 마초적 문화 안에 발버둥 치고 살았다. 나는 항상 주변 친구들과 다른 것 같았고, “이상하다” “어둡다” “여자 같다”라는 말을 들을까봐 불안했고, 늘 자신감이 없었다.

당신을 갉아먹고 있는 그 ‘옳음’은 누구의 것일까? 당신도 혹시 누군가가 정한 옳은 기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 않을까? 당신이 지금 고립감에 눌려 있다면, 혹은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다면, 그건 분명히 당신 탓이 아니다. 성공에 이유가 있듯이 어떤 어려움에도 반드시 다 이유가 있다. 다들 오해하고 있지만, 자존감은 성공 경험을 한 만큼 올라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뭔가를 잘할수록, “잘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스스로 쓸모없다고 느끼고 있는 나를 누군가가 따뜻하게 받아줄 때, 그리고 스스로도 그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자존감이 진정으로 채워지는 순간이 온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 당연한 일이다. ‘완벽함’의 기준은 상대적이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당신은 영원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다. 당신이 완벽해지는 조건은 단 하나, 당신이 이미 당신으로서 완벽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군가가 강요하는 ‘옳음’의 기준에 맞춰 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내가 마초의 분위기에 저항하고 도망친 것처럼, 당신을 가두려고 하는 네모난 프레임에서 달아나고, 자유롭게 숨 쉬며 살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날 수 있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당신을 환영해주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기회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영화<국제시장>에 나온 그 시대의 어려움은 모른다. 우리 부모,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떻게 그 시대를 견뎌 냈는지를 모른다. 하지만 우리도 그만큼 힘든 다른 어려움을 살아내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고립감, 그 모든 무게는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이 글을 읽었다면, 이미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각자의 곳에서 싸움을 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함께 싸울 수 있다. 안전한 공간에서 무기를 내리고 함께 한다면, 서로 따뜻함을 주고받는 '내 편'을 만날 수 있다. 갑옷을 입은 채 서로의 따뜻함을 느낄 수는 없으니.🦾

뭐가 잘 안 돼도 괜찮다. 그것이 끝이 아니라 그 다음이 있다. 우리가 우리임에 조건을 붙이지 말자. 당신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 당신이 당신으로서 빛날 수 있는 곳을 함께 찾으러 가자. 일본에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긴 제목의 인기 드라마가 있다. (이 흥미로운 말은 헝가리의 속담이라고 한다.)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지금 네가 가치 없다고 치부한 것은 앞으로 네가 나아갈 미래이기도 해. 너 스스로가 네가 바보로 여겼던 것이 되는 거야. 참 괴로운 일 아닐까? 우리 주변에는 많은 저주가 있어. 네가 느끼는 것도 그 중 하나야. 자신에게 저주를 걸지 마. 그런 끔찍함에서 빨리 도망쳐 버려.”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것인가 <사랑 수업>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산길을 걷는 과정과 비슷하다. 덥다가도 추울 수 있고,

체력이 방전되기도 하고, 동물을 만나기도 한다. 혼자 걷기 보다는 마음 맞고 의지가 되는

사람을 만나 같이 걸으면 그나마 덜 지루하고 수월하다.

- 윤홍균 <사랑수업> 中 -

#우리가 사랑을 공부한 적이 있었나?

님은 애착이나 사랑에 대해 공부해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학창시절엔 시험과목을 공부하느라, 성인이 되고 나선 재테크에 기웃대느라 정작 돈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관계 맺기나 사랑법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과거나 미래에 얽매여 불안해하지 않고 순수하게 즐거워했던 건 항상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였는데 말이죠.👭

#은둔의 다른 말은 ‘사랑받고 싶어요’가 아닐까?

사랑받고 싶은 욕구, 사랑하고 싶은 갈망은 본능에 가까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사랑은 사치라는 표현이 우리 청년들 입에서 나오는 슬픈 현실 속에서 이러한 본능을 다양한 이유로 충족하지 못해 문고리를 걸어 잠그게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은둔의 다른 말은 ‘사랑받고 싶어요’가 아니었을까요?

#나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렇다면 당장 사랑을 나눌 누군가를 찾아나서야 하는 걸까요? 사랑이라고 하면 이성애적인 사랑을 먼저 떠올리지 쉽지만, 사실은 나에 대한 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내 안의 불안정 애착 유형을 알고,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성숙해지기 위한 노력을 일상 속에서 해나가는 데서 사랑은 시작됩니다. 조금 오그라들고 유난스럽게 느껴져도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처럼 소중히 대해보며 2024년을 다시금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국식 새해는 2월에 맞이했으니 사랑을 다시 시작하기엔 지금이 최적이에요🥰

상처가 늘 병만 만든다는 건 선입견이다. 외상 후 성장이라는 용어도 있다.

상처가 상처에 머물지 않고 성장으로 이어질 때 경험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얻는다.

이별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것은 바로 이 교훈이다.

-윤홍균 <사랑수업> 中 -

태어난 것은 여행이다

여러분의 힐링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저는 최근 종영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태계일주)’라는 프로그램을 무척 좋아했는데요.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 반, 출연자인 웹툰작가 기안84의 독특하고도 유쾌한 모습들을 계속 보고픈 마음 반으로 아직도 찾아보고 있답니다. 2시간가량 걸리는 긴 출근길을 최애 영상과 함께하면 그야말로 기분좋은 출근길이 되더라고요.🛫

태계일주는 태어난 김에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이뤄나가고자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인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즌3는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로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를 담았습니다. 최근에 본 영상은 마다가스카르의 전통 장례 의식인 ‘파마디하나’에 기안84가 초대받아 색다른 장례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담았는데요. 주제를 보고는 출근길에 마음이 다소 무거워질까봐 걱정도 했지만 금방 집중하며 영상에 빠져들었어요. 

파마디하나는 보통 7년에 한 번씩 진행되며, 가족들의 시신을 꺼내서 천을 갈아주거나 덧씌우고 음악을 연주하며 춤을 추면서 조상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표현한 후 다시 무덤에 모시는 의식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웃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모두 밝은 모습으로 신나게 춤을 추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조상님들이 현실에서의 삶보다 훨씬 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는 믿음의 의미를 알고 나니 오히려 그들의 긍정 에너지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장례 문화지만 

설 연휴, 몇 년 만에 만난 사촌 동생과 대화주제를 찾다가 똑같은 쇼핑 앱을 쓴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앱 이용 노하우를 나누며 수다를 떨었는데요.📱 서로의 휴대전화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문득 한 사람이 쓰는 앱으로 그의 일상을 조금은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호에는 제 서랍을 뒤져 나온 앱을 공유합니다. 여러분이 일상 속에서 쓰고 있는 앱도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