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을 택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요? 무능력한 사람? 경쟁에서 패배해서 밀려난 사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삶에 대한 이유와 목표를 잃어버렸기에 그렇게 되었다고 판단합니다. 그들에게 살아야만 하는 이유와 목표를 다시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과와 문과 그 사이 어딘가에 서있다, 제대로 배운 적 없는 음악을 하다, 지금은 생업을 위해 코딩을 택한 제 모습처럼 누구에게나 인생의 길은 예상치 못한 계기를 통해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생각합니다.

 지금은 다들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고립은둔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구나 처할 수 있는 위기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는 자기가 자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극복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몇십 년이 지나서야 나오기도 합니다. 인생의 속도는 다를지언정 결국 똑같은 길로 귀결됩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나에게 있어 당당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떨지 조심스레 제안합니다. 이를 위해 제가 선택한, 그리고 여러분께 권유하고 싶은 3가지가 있어요. 첫째, 반드시 규칙적인 생활을 지키자. 둘째, 취미생활을 갖자. 셋째, 하기 싫은 일도 해보자는 것입니다. 신체의 건강과 심적 안정,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 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의 요소들입니다.

 고립은둔은 누구나 빠질 수 있는 위기입니다. 하지만 고립에서 돌아오면 그들 또한 일반인 중 하나입니다. 우리 주변의 고립은둔을 경험한 이들을 똑같은 일반인으로 대해주셨으면 하는 것이 소망입니다. 부정적이고 오랫동안 힘들었던 기간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나오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본모습을 찾아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누구는 더 힘들고 누구는 덜 힘들고가 아닌, 모두가 같은 사람임을요.

너만의 속도로 걸어가도 괜찮아

글쓴이 최남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약속된 회의시간이 남아 잠시 들린 서점에서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우리 청년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나 엄격하고 관계에 민감한 사회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거든요.

저는 청년이음센터(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청년들과 함께 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제가 만난 청년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미안해하고 죄스러워했습니다. 방에만 있는 나, 취업하지 못하는 나, 눈치 없는 나,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한 나, 엄마 친구 자식처럼 자랑스럽지 못한 나… 부모님께 죄송하고, 친구들 보기도 민망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깜깜한 동굴 속을 걷고 있는 보기 싫은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는 왜 자꾸 누군가에게 사과하고 미안해해야 할까요. 사랑하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일까요? 아니면 평범함 삶을 살지 못하고 누구나 원하는 성공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일까요? 사실 누구도 인생에 있어 정답은 알지 못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다른 이의 시선이 자신의 삶의 좌표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인정이 아닌 자신에 대한 기대를 안고 하루를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수용하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오가는 감정, 내 마음처럼 안 되는 행동, 스스로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쉽지 않죠? 역설적이게도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타인과의 관계(상호작용)를 통해 다양성을 이해하고, 신뢰와 존중, 갈등과 조정, 타협을 통해 나를 깊이 이해하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시작은 분명 쉽지 않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한 발자국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발자국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내딛는 그 발걸음 자체가 당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듭니다. 누구든 자신에게 맞는 속도가 있습니다👣 당신의 속도로 그 과정을 함께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오늘 하루가 안녕이길 기도하겠습니다🌼

우리가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

 님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조금 막연한 표현이지만, 나이가 드는 만큼 넉넉한 품을 가질 수 있게 되어 내 인생의 무게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어려움까지 충분히 살펴봐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어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배우 전미도가 맡았던 채송화 같은 모습이 나에게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마음가짐을 다잡을 때도 있었지요. 그러던 중 저에게 큰 울림을 주신 어른 한 분을 또 알게 되었습니다. 판결문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박주영 판사님입니다⚖️

자살을 막으려는 수많은 대책과 구호가 난무한다.

그러나 생을 포기하려 한 이의 깊은 고통을 우리는 제대로 공감조차 하기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밖에서 보기에 별것 없어 보이는 사소한 이유들이 삶을 포기하게 만들 듯

보잘 것 없는 작은 것들이 또 누군가를 살아있게 만든다.

비록 하찮아 보일지라도 생의 기로에 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그저 그에게 눈길을 주고 귀 기울여 그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 2019년 울산 자살미수 사건 판결문 중 일부 -

 판사님은 책상 위에 가득 쌓여있는 서류더미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살 미수로 기소되었던 청년들을 살리기 위해 한 편의 산문 같은 판결문을 발표하고 편지와 책 두 권, 용돈 20만원을 쥐어줍니다💌 판사로서, 사회의 어른으로서,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료시민으로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우리가 간과했던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경제적 이익, 경쟁, 비교, 개발, 건강, 사랑, 존중, 연대. 어떤 가치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살아갈 것이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 모습은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영상을 다 보고나면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질문해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어떤 어른이 되고 싶나요?💬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충분한 노력들’은 그냥 사라져 버리지 않는다.

언젠가 다른 형태의 통찰이 되어 우리를 도울 것이다.

그러니 이미 노력이 충분했다면 이번엔 그냥 힘을 좀 빼고 한 템포 쉬어 가는 건 어떨까.”

-댄싱스네일 <게으른 게 아니라 충전 중입니다> 中 -

 파도소리가 잔잔히 들리는 고성의 해변을 걷던 중, 우연찮게 새로운 맛집을 발견했습니다. 고성 해변가에 위치한 <봉포머구리집>이라는 식당인데요. 처음 식당의 이름을 본 순간 '머구리'라는 이름부터 특이하게 느껴졌어요. 생선의 종류이거나 요리 이름이 아닐까 추측해보았는데요, 알고보니 머구리는 남자 잠수부를 일컫는 말이었어요. 사장님이 직접 머구리 작업을 하시며 식당을 시작하게 되어 머구리라는 이름을 식당 이름에도 붙였다고 합니다.  바닷가에 위치한 식당답게